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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2급 시험과 편법

대학원 진학을 위해 2급 한자 시험에 응시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올해 입시에 꼭 지원하고자 계획을 하고 있던터라 단기간에 

꽤나 준비해야될 것이 많았고, 한자 2급 공부는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여태껏 한자 공부라고는 초등학교 때 하던 가정방문 학습지, 고등학교 때 일주일에

한 번 듣던 한자 수업이 전부였고 그 조차도 10년이 되어가기에

어떤식으로 공부 방향을 잡아야 할 지 조사를 해야했죠.

 

조사를 하면서 주관 기관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그 중 시험 출제 방식 상 단기간 준비하여 응시하기에 유리하다는 진흥회를 택했습니다.

 

기출문제나 여러 공부 방식에 대한 조사를 하다보니 본 시험에 응시하는 대부분이

평가 한자 전체를 공부하기보단, 그 일부인 500자의 한자, 빈출되는 사자성어 그리고

최근 몇 년치 기출문제만을 공부한 후 한자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출처 : 한자교육진흥회 홈페이지

 

대학 수업에서 학점만을 따기 위해서 족보만 찾아서 외우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자 시험은 절대평가 방식이기에 족보를 돌려보는 것은 모두에게 유리하니까

저로써는 당연히 유리한 것이 맞겠지요.

 

대학교 다닐적 정말로 싫어하던 협약이나 법규 등의 과목 시험 준비를 위해서

족보만을 하루 전 머리 속에 주입해넣곤 했는데,

그 끔찍한 기억이 오버랩 되어 거부감이 들었나봅니다.

 

그래서 남들이 가는 식으로 쉽게 갈 것이 아니라, 시간이 좀 더 들더라도

정말로 써먹을 수 있게 한자를 공부하는 쪽으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물론 한자만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에 여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하는 쪽으로 가도록 맘을 낼 수 없었기에

저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친구나 가족은 모두 답답하다고 입을 떼더라구요.

미련하다고요.

어떤 시험이든 편법이 존재하고, 편법을 써서라도 나가야 한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자격증을 얻고, 학점을 얻고나면 남는 것은 단지 그것 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족보만을 공부했던 과목들은 결국 학점은 그럭저럭 받았지만 실제로 저에게 남아있는

실제적 지식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제는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